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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계약서에 임대인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피고가 직접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의 임대인으로서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하급심 사례

 

 

[최신 법률 이야기] '나착한' 시리즈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든든한 법률 지킴이, 나착한입니다.

 

명의만 빌려줬다가 내가 계약하지도 않은 억대의 임대차보증금을 억울하게 물어낼 위기에 처하셨나요?

 

최근 하급심 판결례(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2025가단10398)를 바탕으로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 사건 경위 

 

 

가. C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는 실입주자 D를 위해 2021. 6. 12. 피고와, 피고 소유인 대전 동구 삼성동 E, F호(이하 ‘이 사건 건물’)를 임대차보증금 8,000만 원(430만 원은 D가, 7,570만 원은 이 사건 공사가 각 부담), 월 임차료 10만 원, 임대기간 2021. 7. 9.~2023. 7. 8.까지로 정해 임차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

 

계약서 중 ‘계약당사자-임대인’ 란에는 피고의 성명 주소,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가 수기로 기재되고, 성명 우측에 인영이 날인되어 있다.

 

이 사건 공사는 그 무렵 피고 명의의 MG새마을금고 계좌로 위 임대차보증금 7,570만 원을 이체하였다.

 

나. 이 사건 공사는 임대차계약 체결 무렵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에 따른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공사가 입게 되는 손해를 담보하기 위한 전세임대주택신용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이 사건 공사는 피고와 D 명의로 작성된 2024. 4. 18. 자 계약해지합의서를 제출받고, 2024. 12. 10.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종료되었으니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라. 그럼에도 피고는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았고, 원고는 2025. 5. 8. 전세임대 주택신용보험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에게 보험금 7,570만 원을 지급하였다.

 

마. 원고는 2025. 8. 13. 구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이에 대해 이의하였다. 피고는 자신은 이 사건 건물의 명의수탁자일 뿐이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으며, 임대차계약서 등은 명의신탁자인 G가 임의로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와 피고 명의로 작성된 임대차계약서(갑 1호증), 이 사건 공사와 D 사이에 작성된 임대차계약서(갑 2호증) 중 피고의 성명 기재 부분, D과 피고 명의로 작성된 계약해지합의서(갑 3 호증)에 대해 부지로 답하며 진성성립을 부인하였다.

 

 

🎆 사례: 명의만 빌려줬는데 7천만 원을 갚으라니요?

 

 

전북 남원에 사는 '나억울' 씨는 몇 년 전 지인인 '나막무' 씨의 부탁을 받고 빌라 소유자 명의를 빌려주었습니다. 나막무 씨는 나억울 씨 명의로 집을 사둔 뒤, 공공기관 및 실입주자 '나순진' 씨와 전세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때 나막무 씨는 나억울 씨의 승낙 없이 그의 이름과 도장을 임의로 도용해 계약서를 작성했고, 나억울 씨 명의 통장으로 들어온 보증금 7,570만 원도 입금 직후 모두 빼돌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계약이 종료되었지만 보증금은 반환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공공기관과의 협약에 따라 보증금을 대신 지급한 보증보험회사는 등기부상 집주인인 나억울 씨를 상대로 7,570만 원의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대화 상황

 

나돈만(보증보험회사 직원): "나억울 씨! 등기부등본상 소유자도 당신이고, 계약서와 통장 명의도 당신 명의입니다. 저희가 대신 갚아준 보증금 7,570만 원을 당장 변제하세요!"

 

나억울: "억울합니다! 저는 명의만 빌려줬을 뿐 해당 계약서에 직접 서명하거나 도장을 찍은 적이 없습니다! 통장도 나막무 씨가 관리하며 돈을 빼돌린 거지, 저는 보증금을 구경조차 못 했습니다!"

 

나돈만( 보증보험회사 직원 ): "명의신탁이든 뭐든 외관상 집주인은 당신 아닙니까? 나막무 씨에게 대리권을 준 것이거나 최소한 표현대리가 성립하므로 당신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 관련 법리

 

 

서증은 문서에 표현된 작성자의 의사를 증거자료로 하여 요증사실을 증명하려는 증거방법이므로 우선 그 문서가 거증자에 의하여 작성자로 주장되는 자의 의사에 의하 여 작성된 것임이 밝혀져야 하고, 이러한 형식적 증거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이를 증거로 쓸 수 없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9655 판결 등 참조).

 

한편 문서에 날인 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사실상 추정되나(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783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사실상 추정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임이 인정되어야 하고, 이에 관한 증명책임은 해당 문서를 증거로 사용하고자 하는 자에게 있다.

 

 

👓 판결 해설

 

법원은 보증보험회사의 청구를 기각하며 명의수탁자인 나억울 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판결문에 담긴 핵심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문서의 진정성립과 증명책임

 

  • 의의: 재판에서 계약서를 증거로 쓰려면 그 문서가 작성명의인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작성되었음(진정성립)이 증명되어야 합니다.

 

  • 판단: 나억울 씨가 계약서 성립을 부정(부지·부인)했으므로, 계약서를 증거로 제출한 원고가 "이 서명과 도장이 나억울의 의사에 따라 찍혔다"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를 증명하지 못했으므로 해당 계약서는 법적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2. 명의 통장 거래내역의 실질적 해석

 

  • 의의: 명의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명의자가 임대차계약의 당사자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 판단: 나억울 씨는 남원에 거주했으나 해당 계좌의 거래는 대전·청주 등에서만 처리되었고, 보증금이 입금되자마자 실보유자인 나막무 씨 측으로 즉시 출금되었습니다. 따라서 명의 계좌로 보증금이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 나억울 씨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기 부족합니다.

 

3. 명의신탁과 대리권(표현대리)의 한계

 

  • 의의: 부동산 명의신탁 약정이 존재한다고 해서 명의수탁자가 명의신탁자에게 자기 명의로 법률행위를 할 수 있는 '포괄적 대리권'을 부여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 판단: 나막무 씨에게 정당한 대리권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고, 나돈만 회사 역시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를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표현대리 또한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정리하자면, 명의만 빌려준 상태에서 타인이 자신의 명의를 도용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면, 직접 서명·날인하지 않았고 대리권을 수여한 적도 없는 명의수탁자는 보증금 반환이나 구상금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혹시 주변에 명의를 빌려주었다가 예상치 못한 억울한 법적 분쟁이나 구상금 청구를 받아 고민 중인 상황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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